'트럼프식 포퓰리즘' 경계하는 중국

입력 2016-05-11 19:12  

Wide & Deep - '트럼프 신드롬' 핵심은 일자리 부족

"노동자 희생으로 부유층 배불려"
실업난에 마오쩌둥 지지세력 득세
당국, 웹사이트 폐쇄 등 차단 나서



[ 박진우 기자 ] 중국 공산당이 미국 공화당 대선주자인 도널드 트럼프식 포퓰리즘(대중인기 영합주의)의 소용돌이에 휩쓸릴 수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경제성장 둔화로 일자리가 부족해지면서 빈곤층 복지를 부르짖는 목소리가 득세하는 글로벌 추세 속에 중국도 예외일 수 없다는 얘기다.

월스트리트저널(WSJ) 칼럼니스트 앤드루 브라운은 10일(현지시간) ‘베이징이 트럼프의 포퓰리즘에 직면했다’는 제목의 칼럼에서 “중국 경제성장이 둔화해 일자리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일자리를 잃은) 빈곤층이 정부로부터 충분한 복지 혜택을 받지 못한다는 신(新)마오쩌둥주의자(neo-Maoist)의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신마오주의자들이 공식 의견을 내지는 못하지만 이들의 주장을 담은 메시지가 인터넷 웹사이트 곳곳으로 퍼져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일자리를 잃고 불만을 품은 노동자와 공산당 조직 내부 구성원 사이에서는 ‘노동자의 희생으로 엘리트의 부를 더욱 늘리고 있다’는 논리가 공감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브라운은 신마오주의자와 트럼프를 비롯한 포퓰리즘 정치인 사이엔 많은 공통점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포퓰리스트는 빈곤층의 고통을 이용하고 있다”며 “신마오주의자들은 2001년 중국이 세계무역기구(WTO)에 가입한 것에 분개하고, 트럼프가 주장하는 것처럼 보호무역을 옹호하는 입장을 취해왔다”고 주장했다.

브라운은 이어 신마오주의자의 도전에 직면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진퇴양난에 처했다고 분석했다. “시 주석은 중국 철강업 구조조정을 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지만, 동시에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양산되기 때문에 신마오주의자의 주장에 불을 지피게 되는 입장”이라고 했다. 신마오주의자들은 중국 철강산업 중심지인 북서부 러스트벨트(쇠락한 공업지대)에 지지기반이 있어 시 주석의 구조조정 노력이 이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힐 것이라는 분석이다.

브라운은 중국 지도부가 이들 포퓰리스트의 득세에 초조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국 정부는 신마오주의자를 ‘빗나간 좌파’로 분류하고, 이들의 인터넷 사이트를 폐쇄하기도 했다.

다만 그는 신마오주의자를 연구해온 주드 블란쳇 중국경제경영센터 수석연구원의 말을 인용, “시 주석이 신마오주의자에게 항복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공산당 지도부가 반부패 작업에 들어간 가운데 공산주의 사상을 가르치는 교육캠페인을 하고 있어 주도권을 쉽게 뺏기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서다. 중국 정부가 사회보장시스템과 직업훈련 프로그램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면 구조조정으로 실업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일을 예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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